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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굴의 입부분을 가리고 있는 나방
    양들의 침묵

    "양들의 침묵"은 영화계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긴 독보적인 걸작입니다. 조나단 드미가 감독하고 토마스 해리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심리 스릴러는 인간 정신의 가장 어두운 구석을 파헤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입니다. 영화의 줄거리와 왜 영화 제목을 양들의 침묵이라고 했는지의 의미를 생각해 보고, 포스터의 나방에 의미가 무엇이 인지 알아보았습니다. 양들의 침묵은 많은 각종 영화상을 수상하였으며, 관객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은 작품입니다.

    영화의 줄거리

    FBI 수습요원 클라리스 스탈링은 연수 중인 어느 날 FBI 국장 잭 크로포드로부터 연쇄 살인사건의 수사에 참여하라는 통보를 받는다. 해당 사건은 피해자가 모두 체구가 큰 여자들이고 피부가 도려내여진 채로 발견되었다는 공통점이 있는 엽기적인 사건으로, 일명 '버팔로 빌' 이라는 별명이 붙여진 살인범에 대한 아무런 단서조차 잡지 못한 채 미궁으로 빠졌다. 잭 크로포드는 사건 해결에 결정적인 도움이 될 만한 인물을 만나보라고, 스탈링에게 지시한다. 그 인물은 바로 한니발 렉터, 그를 접견하러 가는 스탈링에게 잭 크로포드는 타인의 심중을 읽는 독심술의 대가인 렉터의 수법에 휘말려들지 말라고 경고한다. 렉터는 뛰어난 정신과 의사로  명성을 날린 인물이었다. 그러나 자신이 살해한 희생자의 인육을 요리해 먹었다. 자신의 환자를 9명이나 살해해 일명 '식인종 한니발'로 불리며, 정신 이상 범죄자를 수용하는 특별 수감소에 수감되었다. 팽팽한 신경전 속에 이루어진 첫 만남에서, 렉터는 스탈링과 만나자마자 그녀의 체취와 옷차림 그리고 간단한 대화 몇 마디만으로 분석을 한 뒤 렉터는 스탈링을 조롱한다. 이에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스탈링은 감정이 복받쳐 자리를 떠난다. 그러나 한니발의 옆 방에 수감된 믹스에게 스탈링이 몹쓸 짓을 당하자 렉터는 스탈링에게 의외로 호의를 보이며 정보를 일부 제공한다. 이후 스탈링은 렉터가 제공한 '버팔로 빌'에 대한 단서와 정보를 수사에 활용하고 렉터는 자신을 찾아오는 스탈링에게 가는 게 있으면 오는 게 있어야 한다면서 스탈링의 과거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것을 요구한다. 렉터는 스탈링의 내면을 조금씩 분석한다. 그러던 중, 테네시 주 연방 상의원의 딸 캐서린이 버팔로 빌에게 납치되는 사태가 벌어지고, 상의원은 범인에 대한 정보를 알려준다는 조건 아래 렉터를 좀  시설이 좋고, 그를 냉대하지 않을 테네시주 멤피스에 위치한 수감소로 호송할 것을 요구한다. 이송 과정의 허점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탈출 계획을 세운 렉터는 그를 감시하던 경철 2명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탈출에 성공한다. 한편, 렉터가 조금씩 흘린 정보를 바탕으로 현장 수사를 계속해온 스탈링은 수사 과정에서 버팔로 빌의 거주지를 방문한다. 범인이 고의로 전기를 끊어 암흑이 된 건물에서 스탈링은 모든 능력과 본능으로 사투 끝에 버팔로 빌을 사살하고 납치된 상위원의 딸 캐서린을 구하는 데 성공한다. 연쇄살인마를 직접 사살하고 희생자를 구해낸 공로가 높이 평가되면서 스탈링은 정식 FBI 요원으로 임명된다. 탈출에 성공한 렉터는 스탈링에게 축하 전화를 한다. 어린 시절부터 트라우마와도 같았던 양들의 비명의 환청이 끝났느냐며, 스탈링의 안부를 물음과 동시에 자신은 추적받지 않는 곳에 자신과 친한 친구를 만나러 갔다고 말한 후, 자신을 찾는 스탈링의 질문에 답변을 거부하며 전화를 끊고서 렉터가 미리 온 줄 모르고 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칠튼을 미행하는 것으로 양들의 침묵의 이야기는 끝이 난다.

     

     

    영화 제목의 의미

    스탈링은 어린 시절 경찰이었던 아버지를 존경했습니다. 하지만 스탈링이 10살때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엄마의 친척집에 맡겨저 자랐습니다. 그러면서 그녀는 그 집에서 충격적인 사건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 집은 양을 키웠는데 어느 날 밤 양들의 울음소리를 듣고 찾아간 곳에서 새끼 양을 도살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당시 어린 나이의 그녀는 큰 충격을 받았고, 한 마리의 양이라도 구하기 위해 양과 도망쳤습니다. 하지만 실패하게 되었고, 결국 그곳에서 홀로 도망쳐 나왔습니다. 성인이 된 후로도 그때 그 일들이 트라우마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녀가 연쇄살인마를 잡기 위해 노력한 이유는 단순히 범인을 잡기 위해서가 아니라 피해자들을 위험으로부터 구해주기 위해서였습니다. 어린 시절 구하지 못했던 양을 피해자들에게 투영해 범인으로부터 구하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녀는 트라우마가 생긴 이후 약자를 구해주는 것에 대한 욕망이 생겼고, 이때부터 새끼 양의 죽음을 막으려는 공포 섞인 양들의 외침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버팔로 빌에게 잡혀있던 마지막 피해자이자 생존자인 캐서린은 새끼 양이었던 셈이고, 그녀를 직접적으로 구해준 스탈링은 마침내 FBI로서 한 단계 성장하여 어린 시절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됩니다. 이에 더 이상 양들의 비명 섞인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게 되었을 것을 예상한 한니발은 결말부에서 스탈링과의 통화에서 이를 질문합니다. 한니발은 스탈링이 이번 사건으로 욕망을 해소하고 트라우마를 극복해 냈음을 바랐고. 그 결과 양들의 침묵으로 마음의 평안을 찾았으리라 예상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영화 "양들의 침묵"은 이야기의 주인공인 스탈링의 성장기와 연관된 제목임을 알 수 있습니다.

    영화 포스터 속 나방의 의미

    영화의 포스터에는 인물의 입 근처에 나방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영화 속 피해자들의 입안에 있는 나방과 동일한 종류로 나오는데, 극 중 한니발의 표현대로 나방은 탈피, 혹은 변태를 하는 생물로 무언가 변화하거나 달라지고, 성숙해짐을 상징합니다. 불완전한 존재에서 완전한 존재로 탈바꿈한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연쇄 살인마 버팔로 빌이 자신의 모습을 보여준 범죄의 흔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 외에도 한니발이 오랜 시간 수감 생활을 멈추고 탈옥에 성공해 자유로워지는 상태를 보이기도 하며, 스탈링의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온전하게 성장하는 모습을 비유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포스터 속 나방은 기존의 모습을 탈피하고 새로움으로 변태, 변화하는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영화의 흥행과 평가

    뛰어난 FBI 연수생 클라리스 스탈링 역의 조디 포스터와 지능적이면서도 냉철한 한니발 렉터 박사 역의 안소니 홉킨스가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불안하면서도 자극적인 이야기를 보여 주었습니다. 포스터와 홉킨스의 호흡은 영화 성공의 핵심이 되었습니다. 대본과 촬영 기법 모두 디테일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 덕에  "양들의 침묵"은 스릴러 장르에서는 보기 힘든 정교함을 보여 주었습니다. 영화의 모든 장면이 긴장감과 스릴이 넘치며, 영화의 속도감도 훌륭하게 전개되고, 시청자가 긴장할 수 있게 공포감도 조성되었습니다. 한니발 렉터에 대한 홉킨스의 묘사는 그야말로 전설적이었습니다. 매력과 악의가 완벽하게 조화된 캐릭터를 연기한 그의 능력을 그에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겨주었고, 조디 포스터 역시 자신의 캐릭터의 강점과 취약성을 보여주는 강력한 연기를 보여 주었습니다. 영화의 성공은 뛰어난 출연진뿐만 아니라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에는 또 다른 긴장감을 더해주는 하워드 쇼어가 작곡한 잊히지 않는 음악 덕분이기도 합니다. 양들의 침묵은 비평가들의 호평과 열성적인 팬층을 확보하며 영화 역사상 정당한 자리를 차지했습니다.